이번 주는 산이 아니라 바다였습니다. 오랫만에 바다 바람 좀 쐬고자 서해안 대천에 갔습니다.
어두운 백사장 위로 밀려왔다 밀려가는 물결의 하얀 포말들과 주기적으로 들려오는 파도소리가 낯설지 않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터뜨리는 폭죽소리와 화약 연기가 좀 거슬리기는 하지만 여름철에 비해 빈도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대천해수욕장의 백사장은 보통의 모래가 아니고, 조개껍질 부서진 모래성분이 매우 많습니다.
푸른 빛 조명을 받은 포말들이 시원합니다.
다음날 아침 여섯시가 좀 안되어 선착장에 나왔습니다. 동녘이 서서히 붉은 빛깔로 물들고 있습니다.
부두에서는 키조개를 트럭으로 옮겨 싣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어른 발보다 더 큼직한 조개들입니다. 여기서 멀지 않은 오천항이 바로 이 키조개들의 집산지입니다.
아래에서 네번째 배 위의 누런 깔깔이(군용 보온 상의)를 입은 총각이 바로 우리를 안내해 줄 선장입니다. 보령시에서 낚시배로는 가장 큰 배라고 합니다.
드디어 붉게 떠오르는 아침해를 뒤로하고 포구를 벗어나고 있습니다.
멀리 안개에 싸인 안면도와 여기저기 떠 있는 낚시배들이 보입니다. 너울 위로 금빛 윤슬이 눈이 부시도록 찬란합니다.
우럭과 놀래미, 볼락 등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가끔 장어(아나고)도 올라옵니다. 시작한 지 얼마 안되어 횟거리와 매운탕거리는 충분히 될 만큼 올렸습니다. 우럭 월척도 댓마리 건졌습니다.
시작한 지 너댓 시간만에 회, 매운탕에 소주로 점심을 하고, 선미에 하얀 포말을 매단 채 포구로 돌아왔습니다.
참으로 오랫만에 배낚시를 했습니다. 서해안은 어종이 그리 다양하지는 않지만, 초보자들도 지루하지 않게 손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지척에 오서산 억새를 두고 그냥 돌아오는 길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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