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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민, 동정 그리고 자선에 관하여 2023.10.19 1
- [사실과 진실] 2023.08.30 1
-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2016)] 2017/01/31 2023.01.31
연민, 동정 그리고 자선에 관하여
[사실과 진실]
<사실(事實)>은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로 흔히 영어 'fact'와 유의어로 봅니다. 그리고 <진실(眞實)>은 "거짓이 없이 바르고 참됨"이라고 하며, 영어로는 'truth'에 가깝다고 하지요. 하지만 그 개념이 어떻게 구분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고, 또 사람에 따라 다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언론이나 사람들의 여론과 관련되면 상당히 복잡한 문제로 확장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아래 사진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또 그와 관련한 사태에 대해서도 대부분 알고 계실 것입니다.
1993년 젊은 사진 작가 케빈 카터는, 우리에게는 <울지마 톤즈>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 속 성자 이태석 신부가 활동했던 수단의 한 지역에서 굶주림으로 뼈대만 앙상한 한 아이와 그를 바라보는 독수리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습니다.
그는 심각한 기아 상황과 전염병으로 통제된 아요드 지역의 참상을 보도하기 위해 이 사진을 찍었고, 그 후 이 사진은 <수단의 굶주린 소녀>라는 제목으로 널리 알려져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고, 관련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퓰리처상'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서른 네 살의 젊은 그는 이 상을 받은 석 달 후 자동차에서 자살한 시신으로 발견됩니다. 그가 이 사진을 보도했을 때, 기아의 참상을 알린 성실하고 능력 있는 사진 기자라는 칭송과 함께,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어린 소녀를 구하지 않고 사진부터 찍었다"는 등의 거친 비난을 받았습니다.
케빈 카터가 스스로 죽음을 택했을 당시 그의 경제 사정은 매우 좋지 않았고, 또 친한 동료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심적으로 굉장히 힘들어했다고 하기에 그런 비난들이 그의 자살에 직접적인 원인이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많은 이들의 비난은 이 사진만 봤고, 그에 얽힌 좀 더 긴 이야기들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 사진은 소녀의 어머니가 딸을 병원에 데려가다가 잠시 내려놓았고, 그 찰나에 독수리가 앉았으며, 그리고 지나가던 케빈 카터가 그 장면을 발견해 사진을 찍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그 직후 그는 독수리를 쫓았고, 엄마는 다시 아이를 데려갔다고 합니다.
그 사진을 보고 비난을 쏟아냈던 사람들이 전후 맥락을 잘 알고 있었을까요? 사진만 보고서는 알 수가 없었겠죠.
비난은 한 호흡 쉬었다 해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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