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에 생각하는 몇 가지 아이러니들…

 

1. 피를 먹고 자란 ‘민주주의라는 나무’에 열린 과실을 가장 적극적으로 즐기는 자들이 그 피를 요구했던 원흉을 그리워하고, ‘민주주의라는 나무’가 자라는 데 밑거름이 된 피를 흘린 이들은 아직도 그 열매로부터 소외되고 있는 현실.

 

불행하게도 유사한 형태의 과거 사례가 자꾸만 반복 되어가고 있으며, 그러한 현실 때문에 살아 있는 이들 중 많은 양심 있는 이들은 자신의 ‘살아 있음’을 부끄러워한다.

 

2. 과거 서슬 퍼런 독재권력에는 숨죽이던 자들, 심지어는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찬양하기까지 했던 자들이 오늘날은 가장 용감하고 선구적인 민주화투사인 양 현실 사회에 대해서 비웃고 국가권력을 비난하며 교언영색 하는 현실.

 

그들은 현재의 권력이 좀더 강고한 독재의 방향으로 정책 전환을 하게 된다면 또다시 충실한 권력의 개가 되어갈 것이다. 그리고는 그들의 뇌 속에 저장되어 있던 과거 자신의 행태에 관한 정보들을 속히 지워버릴 것이다.

 

3. 부정과 비리가 노출되면 될수록 더욱 지지를 얻어가고 있는 정치집단의 존재, 그 집단 자체의 속성인지, 아니면 지지자의 문제인지까지 아리송해 지는, 우리의 상식이나 정치학, 사회학, 심리학 이론들을 뛰어 넘는 기현상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우리의 불행한 역사가 장기화되면서 독재자들의 독재행위가 은연 중에 일반 국민의 뇌리 속에 상식으로 각인 된 까닭은 아닐까 하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게 한다.

 

‘자유’보다 ‘복종’이 ‘자주’보다 ‘예속’이 더 자유스럽다(?)는 세뇌된 사고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