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덕산은 금북정맥에 속한 산으로 높이는 699.3m에 불과하지만, 나라에 큰 일이 있거나, 전란 등 불길한 일이 있을 시에는 산이 운다는 전설이 있는 천안의 명산이다. 바위가 별로 없는 육산이지만 계곡이 깊고 조망이 좋은 데다가 산록엔 광덕사가 있어서 겨울철엔 호젓한 산사의 분위기를 느끼기에 안성마춤이다.
남으로는 금북정맥이 길게 이어지고, 북으로 만경산, 태화산을 거느리며 긴 산줄기를 이루고 있다. 광덕산은 높은 산은 아니지만 부근의 산들이 낮은 데다 주위에 능선이 이리저리 얼키고 있어서 제법 넓은 산지를 형성하고 있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정상에서는 남서방향으로 높은 오서산 능선이 아스름히 바라보이고 서쪽으로는 내포평야를 건너 가야산 줄기가 또렷하다.
서울 용산역에서 급행전철을 타고 대략 한 시간 40분(?) 정도 지나 천안역에 도착한 후, 시내버스로 광덕사까지 이동하였다.
버스 종점에서 내려 조금 올라가니 광덕사 일주문이 보인다.
오늘 산행은 광덕사 왼편의 들머리로 부용묘를 지나 장군바위를 거친 후 정에 이르는 길이다. 하산은 팔각정쉼터를 경유하여 광덕사로 돌아오는 길이다.
태화산 광덕사 일주문
억새가 피어난 산길 위로 초겨울 하늘이 눈부시다.
부용묘. 조선시대 여류 시인이었던 김부용이 묻혀있다 한다.
겨울에도 변함 없이 푸른 대숲
능선 가까이에 이르니 엊그제 내린 눈이 흔적을 남기고 있다.
장군바위. 이편에서 보면 귀여운 강아지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장군바위는 큰 바위 위에 작은 바위가 얹혀져 있는 바위이다. 장군바위 옆에는 옛날 허약한 젊은이가 깊은 산속을 헤매다 기아와 갈증으로 사경에 이르렀는데, 어느 곳에선지 물소리가 들려와 소리나는 곳을 향해 가보았더니 큰 바위 밑에 물이 뚝뚝 떨어져 신기하게 여겨 손을 물을 받아 먹고 얼마되지 않아 몸이 마치 장군처럼 우람하게 변하여 장군바위라 칭하였다는 전설이 적힌 글판이 서 있다.
산행에 불편이 없을 만큼 쌓인 눈길이 이어지는 능선길
정상에 이르러 바라 보는 남쪽 금북정맥의 산자락들
동남쪽 방향이다. 멀리 계룡산이 보인다고도 하는데...
북쪽의 만경산
하산길은 급경사가 이어지지만, 어느 정도 내려 오면 이렇게 호젓한 오솔길을 만나게 된다.
광덕사는 서기 637년 선덕여왕 때에 자장율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다른 기록으로는 자장이 진산조사에게 부처님 사리, 치아, 가사, 화엄경등을 주고 새로운 도량을 열어 이를 봉안하도록 했다는 것이 사적기에 적혀있다고 한다.
이곳 광덕산엔 많은 암자가 있었으나 임진왜란때 다 불타버린 것을 선조때 희묵스님이 중건했다고 한다. 현재 남아 있는 대웅전, 천불전, 명부전, 범종각, 적선당, 좌광당, 보화루, 일주문, 화장교등은 1974-85년 사이에 지어진 건축물들이다.
광덕사에는 보물 제 90호인 "고려사경"이 보관되어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극락에 이를까?
광덕사 호두나무
수령이 400년이 넘는다고 한다. 호두나무가 이런 거목이 있으리라고는 상상해 본 적도 없다.
경내에 들어서니 대웅전 앞을 대나무 빗자루로 여유롭게 쓸고 있는 스님의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광덕사3층석탑이다.
개울 건너편의 안양암
안양암 앞의 커다란 느티나무
초겨울 햇살이 산사의 지붕 위로 그려진 나목의 산등성이에 따뜻하게 내려앉았다.
살가운 겨울 오후의 햇살 아래 고즈넉한 산사는 을씨년스럽기 보다는 세파에 지치고 속진에 찌든 내 마음을 편안하고 고요하게 가라앉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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