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금강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영산(靈山)중의 하나인 한라산은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해발 1,950m로 남한에서 가장 높다. 또 다양한 식생 분포를 이뤄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고 동·식물의 보고(寶庫)로서, 1966년 10월 12일 천연기념물 제182호인 한라산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
신생대 제4기의 젊은 화산섬인 한라산은 지금으로부터 2만5천년 전까지 화산분화 활동을 하였으며, 한라산 주변에는 360여 개의 '오름'들이 분포되어 있어 특이한 경관을 창출하고 있다. 또한 섬 중앙에 우뚝 솟은 한라산의 웅장한 자태는 자애로우면서도 강인한 기상을 가슴에 품고 있는 듯하다. 철 따라 어김없이 바뀌는 형형색색(形形色色)의 자연경관은 찾는 이로 하여금 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명산으로, 1970년 3월 24일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2002년 12월에는 'UNESCO 생물권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특히 태고의 신비를 그대로 간직한 한라산과 아름다운 땅 제주는 신이 우리에게 선물한 최고의 보물이자 세계인이 함께 가꾸어야 할 소중한 유산으로 인정받아 2007년 6월 27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이 우리나라 최초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한라산 국립공원의 한라산 소개)
꽤 여러 해만에 작정하고 나선 한라산 등반의 처음 예정했던 경로는 백록담을 오르는 사람들의 가장 일반적인 경로인 성판악을 들머리로 하여 백록담을 본 후 관음사 계곡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였다. 그러나 갑작스런 돌풍경보로 백록담 등반이 금지되는 바람에 영실을 들머리로 하여 윗세오름을 거쳐 어리목을 날머리로 하는 경로로 바꿀 수 밖에 없었다.
영실코스는 한라산을 오르는 코스 중 3.7km의 가장 짧은 길로 정상적인 속도로 오르면 약 1시간 30분 정도면 윗세오름에 도달할 수 있다. 중간중간에 꽤 가파른 바윗길이 있지만 큰 어려움이 없으며, 오르는 동안 주변의 빼어난 풍광에 눈이 즐겁다.
영실(靈室)이라는 이름은 신령이 머무는 곳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여덟시 반쯤 영실휴게소에 도착하였다. 해발 1,280m에서 출발하니 1,700m인 윗세오름까지는 대략 400 여 m의 표고 차가 있다.
탐방로는 초입부터 적송숲 아래 조릿대가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사이로 이어진다.
오랜 경험에서일까 까마귀들도 사람이 지나가면 먹이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 보다.
울창한 나무숲을 얼마 지나지 않아 병풍바위가 아침 햇살 아래 빛나고,
그 옆으로 영실 기암이 우뚝 솟아 있다.
아직 아침 잠을 자고 있는 능선 너머로 아침햇살이 눈부시다.
병풍바위와 영실기암 아랫쪽으로 펼쳐지는 널따란 개활지 멀리 흰 구름이 두텁게 둘러쳐져 있다.
어느새 병풍바위가 눈 앞이다.
그리고 어미의 죽음과 관련된 슬픈 전설을 간직한 오백나한 바위
병풍바위 옆 쪽으로 이어지는 절벽길을 걷는 동안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의 세찬 바람이 계속됐다.
윗세오름으로 가는 길 뒷편에 우뚝 솟아 있는 불레오름
1,500m 지표석을 지나면서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지나온 길과
아담하고 예쁜 이스렁오름 뒷 편의 두터운 구름
건너편 병풍바위의 깎아지른 절벽
절벽 위로 난 길도 꽤 가팔라진다.
방금 지나 온 나무계단길들이 계곡 옆으로 아스라이 이어진다.
파도가 밀려오듯이 흐르는 구름
계곡 건너 편의 오백나한
절벽 길을 지나자 니어지는 구상나무 군락지
구상나무 숲을 벗어나자 활짝 열리는 시원한 장면. 한라산 주봉의 남서쪽 벽이 그 위용을 자랑한다.
등산길의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설치된 목책과 널판길
어느 각도로 보아도 한 편의 그림처럼 아름다운 광경
고도가 높아서인지 따가운 햇살을 받으면서도 아직 다 녹지 않은 눈
노루샘에서 시원하게 목을 축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도착한 윗세오름 휴게소
사람에게 익숙해 있는 까마귀 무리
윗세오름에서 바라보는 남서벽. 입산통제가 시작된 지 꽤 오랜 날들이 지났지만, 아직 해제소식은 없다. 사람 발길 닿으면 훼손은 불가피하니...
이른 점심을 먹고 윗세오름을 뒤로한 채 하산을 시작하였다.
영실에서 올라 오는 동안은 이른 시간이라서인지 다른 일행들을 거의 보지 못했지만,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은 오르는 사람들이 꽤 많이 보인다.
한 번 뒤돌아 보고...
눈밭을 지나
둥그런 분화구 형태의 쳇망오름이 보이는 만세동산 전망대
이제 한라산 주봉은 아스라이 멀어졌다.
그리고 멀리 중앙에서 오른쪽으로 펼쳐진 제주시가지가 보인다.
좀 더 가까이에서 본 쳇망오름
해발 1,500 지표석을 지나고 얼마 안 되어 키 큰 나무숲이 이어진다.
약 1,100m까지 다소 지루한 나무숲길이 이어지고,
장마철 비가 네릴 때만 큰 물이 지나가는 마른 하천인 어리목 계곡을 지나자
어리목 탐방안내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그렇게 아쉬움을 남긴 채 한라산 등반을 마치고, 처음 예정했던 일정과 달리 많은 시간이 남아 제주시의 동쪽 해안도로를 따라 용두암에 가기로 했다.
마치 회반죽을 하여 문질러 놓은 듯한 해안 바위들
제주국제공항을 향해 낮게 들어오는 여객기. 어떤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타고 있을까.
용두암 아래로 제법 거센 파도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고 있다.
용이 헤엄쳤다는 용연
가로의 이국적인 풍경들
제주를 떠나며 공항에서 바라 본 한라산
어제와는 달리 간밤의 찬 바람이 산정을 하얗게 상고대로 장식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다시 한 번 아쉬웠으나 다음을 기약한 채 육지로 돌아오는 비행기에 올랐다.
비록 정상의 백록담을 보지는 못했지만 꽤 훌륭한 산행이었고, 시간에 쫒기는 짧은 일정이었지만 나름 보람있는 제주여행이었다. 언젠가는 여유있는 일정과 더욱 괜찮은 한라산 등반을 기록하게 될 날을 기대하며 이만 여백을 남겨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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