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 어떤 대상에 대한 태도변화에 있어서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요소가 바로 이 정서란 놈이다.
아마 여러분들도 수시로 경험할 것이다. 특정인에 대한 오해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온갖 정성과 열의로 설득을 하고는 이제는 변하겠지 하는 기대를 해보건만 돌아오는 대답은 "난 그래도 싫어. 무조건 그 사람 싫어." 하는 거... 여기서 '무조건 싫다'는 것은 대부분 이미 형성된 정서에 바탕한 태도이다.
물론 그런 경우 시간이 해결해주는 경우도 있다. 왜냐하면 정서라는 것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농도가 옅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람들은 자신이 새롭게 얻은 정보와 자신이 유지하고 싶어하는 태도가 불일치할 때, '인지부조화'를 경험하게 된다. 인지부조화란 서로 다른 인지 요소가 상충함으로써 심리적 불편감을 느끼게 되는 경우를 말하는데, 이렇게 되면 그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두 요소 중 어느 한 가지를 왜곡하게 된다. 이때 왜곡은 종종 변화가 쉬운 요소 즉, 새롭게 얻은 정보를 향하게 된다.
황박사를 신뢰하고, 그의 성공을 간절히 기대했던 사람들이 그가 저지른 잘못된 행위들을 목도하면서도 그에 대한 태도에 커다란 변화를 일으키기 보다는 태도변화 폭을 최소로 하면서 새롭게 얻게 된 정보의 내용을 왜곡하거나 새로운 방어논리를 생산해 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경우 태도변화는 매우 더디게 진행되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더욱 강고한 방어논리로 무장하여 그에 반하는 어떠한 정보도 거부하거나 왜곡하게 된다.
정작 우리가 경계해야 할 부분은 바로 이런 정보의 왜곡과 무리한 방어논리에 수반되는 비합리성이다. 대부분의 음모론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문제해결은 지나친 감정적 흥분상태에서보다는 냉정하고 합리적인 이성의 힘에 의지할 때 비로소 가능해지는 이유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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